
빈 박스 단속카메라의 ‘심리전’…90%가 실전 단속에 걸리는 시대
한국 도로 곳곳에 설치된 회색 박스형 무인 단속 카메라는 국민들의 운전 습관을 효과적으로 바꾸는 대표적 심리적 ‘신의 한 수’로 자리 잡았다. 운전자들은 “저건 빈 박스”라며 무시하기 쉽지만, 실제 경찰과 한국도로교통공단이 운영하는 단속 시스템은 매년 실제 장비 교체, 이동식 운영, 최신 기술 접목으로 ‘어디에 진짜 카메라가 있는지’ 불확실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2025년 2월 기준, 전국에서 신규 단속카메라만 137대가 추가 설치되어 주요 도로·교차로에서 예고 없이 단속이 이루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단속카메라가 이전 설치, 속도 변경, 겸용(신호·속도) 등 다양하게 운영되며 운전자의 예상을 어렵게 한다.

“빈 박스” 절반은 신화…실제 단속 장비의 운영방식
예산 및 관리 효율성 때문에 일부 박스에는 실제 카메라 대신 빈 외형만 두고, 이를 주기적으로 이동식 단속 장비로 교체하는 방식이 활용된다. 경찰과 공단은 일부 지역에서 고정식 장비의 30~60%가 실사단속에 연결된다는 자료를 발표했으며, 특히 교통사고 다발지점, 시야 사각지대, 속도변경구간 등에선 실장비 가동률이 현저히 높다. “어차피 빈 박스”라는 심리적 틈을 노리다 적발되는 비율이 90%에 육박한다는 학교·스쿨존·읍면지역 통계도 존재한다.

날씨, 밤에도 단속…‘적외선 플래시’ 등 최신기술 도입
예전 아날로그·필름형과 달리, 최신 단속 카메라는 강력한 적외선 플래시·레이저센서·실시간 이미지 알고리즘을 통해 비, 눈, 악천후, 심야 시간에도 번호판 인식과 차량 촬영이 가능하다. 경찰은 “악천후·밤 시간에도 찍히지 않을 거라는 믿음은 과거 얘기”라며, 실제로 전체 단속의 20~30%가 야간·악천후 상황에서 이뤄지는 실적치를 공개하고 있다. 과속, 신호위반, 안전벨트 미착용까지 동시 단속하는 첨단 스마트카메라는 AI까지 접목된다.

‘고정’ 박스만 조심하던 시대의 종언…이동식·암행 단속까지 진화
제주·경기 등 최근에선 차량에 탑재한 이동식 암행카메라와 즉석 단속, 암행순찰차 실시간 단속이 확대된다. 고정 박스 근처만 속도 조절하면 된다는 ‘하이패스 습관’은 이미 무의미하다. 아무런 표시 없는 암행차량·이동식 카메라가 실제로는 밤낮 없이 작동하며, 이 과정에서 시민 신고, 빅데이터 기반 예찰까지 병행되어 “모든 순간이 단속지점”으로 바뀌었다는 평가다.

단속카메라 확대 및 위치변경, 2025년에도 급증세
2025년 2월 기준 과속·신호 단속 카메라 신규 설치 137건, 이전설치 다수, 속도 변경 등 위치 변동이 전국에 걸쳐 이뤄지고 있다. 인천, 대전, 세종, 제주 등 특정 광역권에서도 추가적 신규 설비가 진행됐으며, 매월 카메라 정보가 업데이트되어 운전자들의 예측을 사실상 불가능하게 만든다. 도로교통관리공단은 “새 단속카메라 정보는 사전 제공하지만, 무시하고 과속·신호위반 시 적발 가능성은 갈수록 커진다”고 경고했다.

빈 박스라 무시? 기술과 단속 패턴 앞에 통하지 않는다
“그 박스 안은 대부분 비어있겠지”라는 믿음은 이미 예측불가, 기술진보, 정책 다변화로 무너졌다. 실제 경찰 공공데이터도 이동식·고정식 실단속 비율이 매해 상향되고 있어 운전자 대부분조차 단속 확률을 정확히 예측할 수 없다. “운” 대신 일관된 준법 운전이 과태료와 면허 정지, 각종 처벌을 피하는 최선의 길임이 다시 한번 입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