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에서 ‘국민차’가 된 한국 소형차
한국 내에서 점차 사라지고 있는 현대차, 기아의 소형차가 유럽에서는 “없어서 못 파는”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2025년 1~5월 기준 현대차·기아의 유럽 소형차(A·B세그먼트, i10·i20·피칸토 등) 판매 비중은 51%로, 전체 라인업 중 절반 이상이 소형차였다. 국내와 달리 ‘좁은 도로·주차난·높은 연료효율 중시’란 유럽식 라이프스타일 덕에 꾸준한 수요가 유지되고 있다. 유럽에서는 소형차가 실용적이고 경제적인 대중차로 자리잡고 있으며, 현대차와 기아는 이 시장에서 확실한 입지를 다졌다.

i10·i20, 해치백 신드롬의 주역
현대차 i10, i20는 유럽 전략형 소형 해치백으로, 누적 판매가 이미 100만 대를 돌파했다. i10은 2025년 1~5월에만 2만5000대 넘게 팔렸고, 오스트리아 등지에서는 월간 판매 순위 12위권에 오르며 “국민차”로 불린다. i20 역시 올 1분기 유럽 내 모델별 판매량 ‘3위’를 기록하는 등 투싼·코나에 이어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랐다. 체코·터키 현지 공장 생산과 현지화 전략, 가격 경쟁력, 실내공간 등이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모닝(피칸토), 기아의 유럽 ‘작은 거인’
기아 모닝(유럽명 피칸토)은 유럽 누적 128만 대 판매를 기록하며 소형차 시장의 ‘절대 강자’로 군림 중이다. 또한 현대·기아의 소형차 현지 판매경쟁력은 전기차 라인업까지 확장되면서 더욱 부각되고 있다. 기아의 사전계약 신기록을 세운 EV3, 최근 출시 6개월 만에 1만 대를 넘긴 현대 캐스퍼 일렉트릭(유럽명 인스터) 등도 소형차 시장에서 강세를 펼치고 있다.

전기 소형차, 유럽 친환경 트렌드 주도
유럽 환경규제 강화, 도심 진입 제한 등 이슈로 소형 전기차 시장 또한 급성장세다. 캐스퍼 일렉트릭은 도입 6개월 만에 1만 대 돌파, 기아 EV3 역시 연내 2만8000대 가까이 판매되며 전체 EV 판매의 60% 이상을 차지했다. 유럽 소비자의 실질적 이동 수요, 합리적 가격, 전기차 구입 보조금 등 정책이 수요를 뒷받침하고 있다. 현대·기아는 이런 트렌드에 맞춘 현지 생산 및 신차 투입을 지속하며, 경쟁력을 한층 키우고 있다.

한국에선 대형 SUV 열풍, 유럽에선 소형차 중심
한국 내 SUV·패밀리카 인기와 달리, 유럽 시장의 핵심은 여전히 소형차다. 기아·현대 역시 유럽 전용 해치백, 크로스오버, 전기 SUV 등 전방위 라인업을 투입해 현지 맞춤 전략을 펼치고 있다. 특히 좁은 도심, 높은 연료효율, 유지비 절감 등 현실적 장점을 기반으로 한 시장 대응이 좋은 평가를 받는다.

“팔리는 시장이 답” – 글로벌 전략 대성공
현대차와 기아는 각 시장 요구에 맞항 현지화, 라인업 다변화, 친환경차 집중 전략으로 유럽 소형차 왕국에서 확고한 성공을 거두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는 대형 SUV에 밀려 존재감이 약하지만, 유럽에서는 실용성과 경제성을 바탕으로 아예 ‘국민차’로 인정받는 진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자동차 산업 트렌드가 달라진 오늘, “팔리는 곳이 정답”임을 그대로 보여주는 현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