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넷, 언제까지 ‘암넷’으로 남을 건가…조작에 ‘갑질 횡포’까지 끊임없는 잡음 [리폿-트]


[TV리포트=윤희정 기자] CJ ENM이 또 구설에 올랐다. 이번엔 갑질 횡포다. 이날 오후 2시 엠피엠지 이종현 PD는 법률 대리인인 법무법인 정독 김종휘 변호사와 함께 CJ ENM과 엠넷의 불공정 행위를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이들을 규탄했다. 이종현 PD는 “늦었지만, 2022년도에 투자했던 ‘그레이트 서울 인베이전’과 관련해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며 당시 엠넷에서 방송됐던 밴드 서바이벌 프로그램 ‘그레이트 서울 인베이전’을 언급했다.

50억 투자했는데, 망연자실

이들이 주장한 피해 내용을 간단히 정리하자면 엠넷의 강요로 수십 억을 들여 프로그램 제작비의 100%를 투자했으나, 모두 수포로 돌아갔다는 것. 엠피엠지 측은 엠넷 측이 프로그램 제작 과정에서 현수막·포스터 제작비, 결승전 콘서트 대관료 등 마케팅·홍보 비용을 포함한 모든 제작 비용을 일체 자신들에게 전가했다고 폭로했다. 이 과정에서 엠피엠지의 자체 유통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CJ ENM의 유통사를 고집하고 브랜딩과 광고도 없는 협찬 계약서를 작성하는 등 갑질을 일삼았다고.

“처음엔 각각 10억씩 대보자더니, 며칠 만에 15억, 그걸로 안 되니 또 30억을 내놓으라더라”

이 PD는 결국 방송 및 투어에 50억의 금액이 투입됐다고 울분을 토했다. 엠피엠지 측은 “법적인 것과 별개로 책임자분들이 회사가 이렇게 중소기업을 착취하며 흘러가는지를 알고 계시는지 모르겠다. 모르셨다면 진심 어린 사과를 받고 싶다. 또 다시는 저희와 같은 피해자가 나오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회견의 취지를 강조하며 사과를 촉구했다. ‘그레이트 서울 인베이전’은 첫방부터 주목받지 못했고, 12부작 내내 시청률 0%대로 어거지로 방송을 이어가더니 조용히 그들끼리의 잔치로 막을 내렸다. ‘무조건 잘 되게 해서 베네핏을 주겠다’는 엠넷의 약속은 끝내 지켜지지 않았다.

또 ‘엠넷이 엠넷했나’

이날 이 PD는 “최근 엠넷이 또 다른 밴드 경연 프로그램을 하는 것을 보고 더 이상 선의의 피해자가 없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이 자리를 마련하게 됐다”고 했다. 엠넷은 지난 10월 21일부터 밴드 서바이벌 ‘스틸하트클럽’을 선보였다. 이 PD는 ‘스틸하트클럽’을 보고 분에 못 이겨 폭로를 결심한 것이다. ‘악마의 편집’부터 ‘투표 조작 혐의’까지. 엠넷의 논란은 오디션 프로그램의 붐이 시작된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이어져 왔다. 이번 엠피엠지의 주장이 모두 진실로 드러난다면, 더욱 심각한 파장이 일 것으로 보인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마저 ‘한국 방송사의 흑역사’로 규정한 그 사건, 엠넷의 ‘프로듀스 101’ 시리즈 투표 조작 사건을 다시금 살펴보자. 당시 시즌 3, 4 제작진은 생방송 무대에 오른 20인 중 12명의 멤버들을 자신들의 입맛대로 미리 선정한 다음 생방송·온라인 투표 집계 결과를 조작해 방송에 내보냈다. 조작 과정에서 엠넷과 연습생을 배출한 기획사 사이에 유착 사실까지 확인됐고, 이러한 사실을 전혀 인지할 수 없었던 대중들은 제작진의 기만 행위에 치를 떨 수밖에 없었다. 이 사건은 안 그래도 저조했던 방송사에 대한 신뢰도 역시 더욱 떨어뜨리는 계기가 됐다.

6년 동안 ‘허울만 멀쩡’

사건 이후 관련자들은 실형을 선고받았고, CJ ENM은 300억 원에 달하는 수익을 펀드로 전환해 ‘K팝 생태계의 성장’에 쓰겠다고 발표했다. 더불어 공공성·신뢰성을 위한 준법 경영도 강화하며 전화위복을 시도했다. 그러나 6년이 지난 지금, 표면적인 부분 외에 달라진 점은 크게 없어 보인다. 황당한 건 부정 여론이 잠잠해질 무렵, ‘프로듀스 101’로 시청자를 기만해 실형까지 살고 나온 김용범·안준영 PD를 엠넷이 다시 받아줬다는 점이다. 대중들의 머릿속엔 엠넷과 정직함이라는 두 단어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낙인이 찍힌 것만 같다.

CJ ENM은 이번 사태에 입장을 내고 엠피엠지 측 주장이 일방적이라며 깊은 유감을 표하는 한편, “객관적 사실과 계약 관계에 근거해 법적 대응을 포함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날로 판단력이 높아지고 있는 시청자들은 엠넷의 계속되는 파렴치한 행위에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잡음이 더는 반복되지 않도록 음악 전문 방송사로서 대대적인 변화를 강구해야 할 시점이다.

윤희정 기자 [email protected] / 사진=Mnet ‘그레이트 서울 인베이전’ ‘스틸하트클럽’ ‘프로듀스 101’ ‘쇼미더머니4’, TV리포트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