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 김 선생’ 대인배 였다…16년 채무 극적 합의 후 “혜성아 미안하다” (‘궁금한 이야기Y’) [종합]


[TV리포트=한수지 기자] 야구선수 김혜성의 아버지와 고척 김 선생이 악연을 청산했다.

21일 오후 방송된 SBS ‘궁금한 이야기Y’에서는 ‘고척 김 선생, 그는 누구인가? 야구선수 김혜성을 쫓는 남자’ 편이 전파를 탔다.

지난 6일 MLB 시즌을 모두 마치고 귀국한 LA 다저스 야구선수 김혜성의 귀국 인터뷰에서는 부친의 채권자라고 등장하는 남성이 등장해 한바탕 소동이 일었다. 그는 “아버지에게 돈 갚으라고 하라”라며 현수막을 펼쳤고, 이에 빚투 논란이 다시금 화두에 올랐다.

해당 남성은 김혜성 선수가 경기를 할 때면 반드시 나타나는 인물로, 고척돔에 자주 나타나 ‘고척 김 선생’으로 불렸다. 그는 7년째 김혜성을 쫓고 있다고.

당시 김혜성은 고척 김 선생을 가리키며 “저 분 막아주시면 (인터뷰를) 열심히 하겠다”라고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김혜성 본인의 빚이 아님에도 김혜성을 쫓는 고척 김 선생의 행동에 야구팬들의 의견은 첨예하게 갈렸다.

제작진을 만난 고척 김 선생은 “지금 16년째다. 내 인생에 있어서 잃어버린 16년을 어디서 보상 받나”라고 억울함을 호소하며 2009년, 김혜성의 부친이 나이트클럽을 운영하면서 1억 2천만 원의 빚을 졌다라고 밝혔다.

그는 “어느 날 출근을 했더니 갑자기 문을 닫았더라. 이게 어찌 된 일인지 전화로 물어봤더니 일주일, 열흘이면 1억을 돌려주겠다고 해서 믿고 기다렸다. 그런데 그때부터 연락이 안 되기 시작했다”라고 토로했다.

그렇게 행방이 묘연해진 2017년, 김 선생은 자신에게 빚을 갚지 않고 있는 김 씨의 아들이 프로야구선수가 되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됐고, 이에 야구장에 찾아가 문제의 현수막을 걸기 시작했다고 털어놨다.

고척 김 선생은 “포기 상태였다. (김혜성 선수가) 딱 프로가 되길래 어떻게 받을 수 있겠다고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김혜성 선수한테 돈을 달라고 하지 못하는 법적인 요건도 알고 있었다. 잠적한 아버지를 어디서 찾겠나? 현수막으로 1인 시위를 하면서 압박을 하면 또 나타나고 하더라”라며 시위를 이어가는 이유를 밝혔다.

김 선생의 시위에 감감 무소식이던 김혜성의 아버지는 매달 돈을 입금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 결국 김 선생은 다시 시위를 이어갔지만, 명예훼손 혐의로 두 차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후 고척 김 선생은 야구장에 드나들며 김해성이 은퇴하는 날까지 현수막을 걸겠다고 결심했다고 했다고 밝혔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돈도 못 받고 너무 억울했다. 돈을 분명히 벌고 있을 텐데 갚지 않는다”며 김혜성의 아버지에게 분노를 드러냈다.

이를 들은 제작진이 “(김혜성 아버지는) 뭐라 하나?”고 묻자 고척 김 선생은 “마음대로 하라고 그랬다”고 답했다.

김혜성의 아버지는 아들에게 미안함을 드러내면서도 “1억 2천을 빚진 것은 사실이지만 사업이 망해 돈이 없다. 어려워도 착실히 빚을 갚았지만 날짜를 조금이라도 어기면 어김없이 노란 현수막이 등장했다”라고 토로했다.

‘궁금한 이야기Y’ 측은 변호사를 인용해 “특별한 합의가 없으면 비용-이자-원금 순서대로 충당하게 돼 있다. 이에 따르면 전체 이자는 2억 9000만 원, 원금은 1억 2000만 원 정도 돼서 총 4억 1000만 원 정도를 갚아야 한다”고 짚었다.

제작진의 주선으로 김선생과 김혜성의 아버지가 마주했다. 두 사람은 묵은 감정을 털어놓고, 지금까지 9천만 원을 상환한 김혜성의 아버지가 다음 달 5천여만 원을 더 갚는 것으로 채무 문제를 끝내기로 합의했다.

마지막으로 김 선생은 김혜성에게 “미안하다 네 아버지 때문이다”라며 대인배의 면모를 보였다.

한수지 기자 [email protected] /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