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도시’ 부산의 날개 없는 추락… 북극항로로 극적 부활할까 (‘PD수첩’)


[TV리포트=양원모 기자] 추락하는 도시에는 날개가 없다.

4일 밤 MBC ‘PD수첩’은 ‘연속 기획 수축사회 4부 – 청년 수출 지역’의 첫 번째 특집으로 대한민국 제2의 도시였던 부산의 현실을 조명했다.

한때 전국 제조업 비중 27.5%를 차지하며 대한민국 경제의 양대 축을 이뤘던 부산. 이제 청년들이 등을 돌리는 ‘탈출 도시’로 전락했다. 1995년부터 단 5년 동안 700개가 넘는 제조업체가 부산을 떠났고, 청년들은 일자리를 찾아 수도권으로 향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년간 부산에선 매년 2만 7000여명의 인구가 줄었다.

부산대에 재학 중인 김수현 씨는 “요즘 부산에 너무 일자리가 없다 보니 다른 지역, 수도권 쪽으로 갈 것 같다”고 말했다. 김종현 씨도 “요즘 선도 산업인 배터리, 반도체, 디스플레이 회사가 (부산에) 많이 없어 전공을 살리는 게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부산시가 고심 끝에 내놓은 해법은 ‘산업 전환’이었다. 제조업 중심에서 벗어나 관광, IT, 미디어, 금융 산업으로 체질을 바꾸겠다며 야심차게 조성한 센텀시티. 첨단 기업을 유치하고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거창한 청사진을 제시했지만, 20년이 지난 지금의 모습은 초라했다.

제작진이 센텀시티 입주 기업 2022개를 전수 조사한 결과, 당초 목표했던 혁신 지구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IT와 콘텐츠 산업의 중심지가 되리라던 센텀시티는 청년들이 일하고 머물 수 있는 산업지구로서의 기능을 상실한 채 표류하고 있었다.

정부는 해양수산부 이전을 본격화하고 산업은행 이전까지 재추진하며 부산 살리기에 나섰다. 하지만 제작진이 만난 산은 노조의 반응은 회의적이었다. 김현준 노조위원장은 “산업은행만 부산으로 가면 (산업 투자) 네트워크가 끊기게 된다”며 “거기서 한 번 빠지면 (다른 은행들 사이에) 끼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마지막 희망은 ‘북극항로’. 부산시는 북극항로 개척을 기대하며 북항 재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강동진 경성대 교수는 “북항이라고 하는 건 부산을 진짜 100년을 끌고 나갈 수 있는 땅”이라며 “그렇다면 제대로 할 필요가 있고, 근본적으로 혁신을 시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PD수첩’은 시대의 정직한 목격자가 되기 위해 성역 없는 취재를 지향하는 심층 탐사 보도 프로그램이다. 매주 화요일 밤 10시 20분 MBC에서 방송된다.

양원모 기자 [email protected] / 사진=MBC ‘PD수첩’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