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 상까지 받았는데…’성추문’ 케빈 스페이시, 결국 노숙자로 전락 [할리웃통신]


[TV리포트=윤희정 기자] 유명 배우 겸 감독 케빈 스페이시(Kevin Spacey·66)가 성추문 이후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다고 고백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19일(현지 시각) 미국 연예지 텔레그래프는 스페이시와의 인터뷰를 보도했다.

그는 최근 호텔과 게스트하우스를 전전하며 일자리를 찾고 있다고 털어놨다. “나는 호텔, 에어비앤비에서 살고 있고, 일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가고 있다. 말 그대로 집이 없는 신세”라고 밝힌 것. 그는 “지난 7년간 들어온 것보다 나간 돈이 훨씬 많았다”며 “소송에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었다”고 토로했다.

이날 그는 자신의 재정 상태에 관해 “그리 좋지 않다”고 솔직히 밝히면서도 “파산산에 대한 고민을 했으나 실제로 절차를 밟지는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스페이시는 앞서 지난 2017년 다수의 남성을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 시기 할리우드에서는 ‘미투(Me Too)’ 운동이 시작돼 성범죄 피해자들의 폭로가 이어지던 때였다. 그는 당시 출연 중이던 작품에서 모두 하차하면서 연예계에서 사실상 퇴출당했다. 기나긴 소송 끝에 2023년 7월 그는 마침내 무죄를 받아내며 성범죄 혐의를 벗었으나 논란으로 인한 이미지는 쉽게 회복되지 않았다.

스페이시는 해당 사건을 언급하며 “왜 제가 그렇게 악역을 잘했는지, 왜 어떤 서사에 들어맞았는지 제가 실수한 부분에 대해 책임을 지기 위해 스스로 질문했다”며 “으스대지 않으려고 했지만 (과거의 나는) 어느 정도는 건방진 사람이었던 것 같다하지만 유명세에 대한 제 시각은 이제 크게 달라졌다”고 자신을 돌아봤다.

지난 1986년 영화 ‘제2의 연인’으로 데뷔한 케빈 스페이시는 약 39년간 배우로 활동하며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1995년에는 ‘유주얼 서스펙트’로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1999년에는 ‘아메리칸 뷰티’로 남우주연상을 차지하며 커리어의 정점을 찍었고 ‘세븐’ ‘LA 컨피덴셜’ ‘베이비 드라이버’ ‘하우스 오브 카드’ 등 수많은 대표작을 남겼다.

윤희정 기자 [email protected] / 사진=케빈 스페이시, 영화 ‘유주얼 서스펙트’, ‘하우스 오브 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