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쿠팡 배송차, 전동화로 패러다임이 바뀐다
지난 10월 27일, 서울 강남 기아360에서 열린 기아와 쿠팡파트너스연합회의 협약은 국내 물류업계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자사 내연기관 택배 차량을 기아의 차세대 전기차 PV5로 단계 전환하기로 하며, 국내 친환경 배송 생태계의 표준을 사실상 선점하게 됐다. 이번 변화는 단순한 차량 교체를 넘어, 업무에 최적화된 택배 전용 ‘목적기반차량(PBV)’이라는 새로운 개념 도입을 의미한다. 쿠팡은 국내 최대 물류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전기차 기반 배송 시스템을 본격적으로 확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PV5, 택배 현실과 기사 의견이 반영된 맞춤형 개발
기아 PV5는 기존 전기차와 달리, 실제 쿠팡파트너스연합회 소속 기사들과의 공동 실증테스트를 통해 각종 현장 특수요소를 반영해 설계된 ‘사용자 중심 모델’이다. 적재함 바닥을 최대한 낮추고, 넓은 적재 공간, 전기차 특유의 정숙성, 그리고 장시간 업무에 적합한 저진동 구조를 갖췄다. 기사들은 반복되는 승하차와 주행 패턴에서 이점이 많다는 평가를 내놨으며, 차량의 효율적 배치와 유지비 절감까지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친환경 전환이 단순한 선언에 그치는 게 아니라, 기사들의 현실적 요구가 실제 차량 개발에 녹아든 첫 사례라 할 수 있다.

혁신적 ‘e-라이프 패키지 Biz’와 할부 혜택
전기차 보급의 장애였던 초기 차량가와 충전 인프라 문제도 빠르게 해소된다. 기아는 ‘롱런 할부’ ‘5-Zero 할부’ 등 초장기 금융 프로그램을 제공해 초기 부담을 줄이고, ‘e-라이프 패키지 Biz’로 충전 컨설팅, 요금 할인, 야간 충전 스케줄링, 복합 운영 등 실사용자 맞춤 지원에 나섰다. 쿠팡 배송망처럼 대규모 차량이 운행되는 환경에서는 인프라 최적화가 곧 생산성으로 연결된다. 주행 패턴별 급속·완속 충전 및 지역별 충전소 컨설팅까지 지원받을 수 있어, 실제 운영 비용과 편의성 모두 크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양한 PBV 라인업과 차세대 물류 전략
이번 협력은 PV5 카고 롱 모델을 시작으로, 내장탑차, 하이루프, 냉동차 등 전용 확장모델과 대형급 PV7까지 다양한 플랫폼 확장으로 이어진다. 모듈형 구조 기반 덕분에 신선식품, 의료용품, 일반 택배 등 다양한 시나리오에도 맞춤 대응이 가능하다. 기아는 패키지 배송, 쿨체인, 특수운송, 심지어 글로벌 친환경 리조트(사우디 RSG 사업 등)까지 PBV 실제 공급 및 운영을 확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물류뿐 아니라 해외 친환경 사업까지 연계하는 기술 생태계가 구축되고 있다.

친환경 전환의 사회적 파급력
기아와 쿠팡이 손잡은 이번 협약은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과 맞물려, 기업 주도의 친환경 대전환이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대규모 물류 네트워크에 배출가스 제로 차량이 본격 투입되면, 온실가스 저감·도심 소음 완화·배송 기사 연료비 절감 등 직접적 효과가 즉각 기대된다. 실제 ‘전기 쿠팡카’ 운행 지역에서는 야간 소음이 크게 줄고, 유지보수도 내연기관대비 간편해 기사 업무 만족도도 높아졌다. 친환경차와 대형 충전 인프라는 도시 친화적, 미래 지향적 배달 산업의 핵심 인프라가 되고 있다.

지속가능한 생태계, 택배업의 새 표준
이번 전환 사례는 단순한 차량 조달을 넘어서, 국내외 물류산업 구조 자체의 미래 표준을 제시한다. 마이크로 모빌리티, 충전 그룹웨어, 내장형 IOT 기반 물류관리, AI 연동 배송 최적화 등 다양한 기술적 확장이 가능해졌다. 특히 전기택배차량의 성공적 도입은 다른 유통·운송업계로 친환경 확장을 유도할 수 있는 촉매제가 된다. 앞으로도 기아와 쿠팡의 PBV 전환이 산업계와 도시 생활에 가져올 긍정적 변화를 지속적으로 주목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