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ENM, ’50억 독박’ 갑질 논란 폭로…”수익은 CJ, 빚은 우리가” MPMG 분통


[TV리포트=김나래 기자] 엠피엠지(MPMG)가 CJ ENM을 상대로 밴드 경연 프로그램 제작비를 둘러싼 갑질 횡포를 공개적으로 폭로했다.

12일 서울 마포구 엠피엠지 사옥에서는 이종현 PD와 법무법인 정동의 김종희 변호사가 참석해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PD는 수년간 경제적, 업무적, 정신적인 피해를 입었다며 대기업의 갑질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 신고와 법적절차를 앞두고 있다고 입을 열였다.

이 PD는 “2021년 가을, 침체된 밴드 신을 다시 부흥시켜보자는 생각으로 경연 참여를 희망했다”며 “JTBC ‘슈퍼밴드’와 함께 제작하고 싶었지만 그쪽은 당장 시즌 계획이 없다고 했다. 대신 CJ ENM PD를 만나 “밴드판 ‘쇼 미더 머니’를 만들자” 제안했다고 밝혔다. 초기 논의에서는 “(제작비를) 우리가 10억, 엠넷이 10억을 투자해 해보기로 정했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이 PD는 당시 “음악은 최대한 건드리지 않고 아티스트 대우를 보장하며 해외 프로모션까지 가능하도록 해달라”는 조건을 제시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엠넷 측은 최초 논의 금액 외에 30억 원을 추가로 요구했다. 이 PD는 예상치 못한 거액에 거절 의사를 밝혔으나 엠넷은 “무조건 잘 되게 해서 베네핏을 주겠다”며 설득했다. 결국 이 PD는 추가 금액 30억 원을 지불하기로 했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계약 과정에서 발생했다. 엠넷 측이 기존의 공동 제작 계약서가 아닌 협찬 계약서를 들이밀었기 때문이다.

이 PD는 “모든 제작비를 우리가 대는데 왜 협찬 계약서냐고 항의했지만 담당 PD와 사업팀은 ‘회사의 기본적인 포맷이라 바꿀 수 없다’고 하여 결국 믿고 계약을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고 당시의 불합리한 상황을 설명했다.

계약 진행 후 제작 과정 또한 순탄하지 않았다. 엠넷 측은 밴드에 대한 지식이 전무했고 프로그램에 필수적이었던 전문 심사위원 섭외조차 제대로 진행하지 못했다. 결국 담당 PD가 자리에서 물러나고 방송이 한 달이나 밀리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 PD는 엠넷 ‘그레이트 서울 인베이전’에 투자한 총 비용이 “개인 사비를 포함해 50억 원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 PD는 “처음에는 여러 사람이 책임지겠다고 믿었지만 문제가 터졌을 때는 이미 돈이 다 들어갔고 방송이 진행 중이었기 때문에 뺄 수가 없었다”며 “어떻게든 방송을 살려보는 수밖에 없었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이어 이 PD는 수년간 경제적, 업무적,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며 대기업의 불공정 거래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 신고 및 법적 절차를 밟을 예정임을 밝혔다.

김나래 기자 [email protected] / 사진= 엠넷 ‘그레이트 서울 인베이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