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군 피해자 또 있었다…시청률 2배 급락하더니 1% 고전 중인 한국 드라마


[TV리포트=허장원 기자] 종영을 앞둔 MBC 금토드라마 ‘달까지 가자’의 시청률이 하락세를 그리고 있다.

지난 18일 방영된 ‘달까지 가자’ 10회는 1.2%로 떨어졌다. ‘달까지 가자’는 월급만으론 생존할 수 없는 흙수저 세 여자가 코인 투자에 뛰어들며 벌어지는 하이퍼리얼리즘 생존기를 그린 작품으로, 라미란과 이선빈의 조합으로 방영 전부터 많은 관심을 모았으나 2.8%의 시청률에서 시작한 후 고전을 면치 못했다.

그러나 “최근 본 드라마 중 제일 재밌다”, “금요일만 기다리는데 시청률 저조해서 아쉬움”, “재밌다. 도대체 사람들이 드라마 좋아하는 기준을 모르겠다”며 작품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시청자가 대부분이었다.

이는 전작 ‘메리 킬즈 피플’도 마찬가지였다.

지난달 종영한 MBC ‘메리 킬즈 피플’은 치료 불가능한 환자들의 조력 사망을 돕는 의사와 이들을 추적하는 형사의 이야기를 다룬 서스펜스 드라마다. ‘내 딸 서영이’, ‘너의 목소리가 들려’, ‘마인’ 등 매 작품에서 높은 시청률을 달성한 이보영의 출연에도 ‘메리 킬즈 피플’은 1% 시청률로 막을 내렸다.

한 가지 주목할 점은 ‘메리 킬즈 피플’ 역시 ‘달까지 가자’와 마찬가지로 좋은 평가를 얻었다는 것이다. 시청자들은 “마음을 울리는 드라마다. 조력사망을 부정적으로만 볼 게 아니라 정말 필요한 분들에게 좋은 추억을 가지고 보내드릴 수 있게 도와줬으면 한다”, “연기구멍이 하나도 없다”, “이보영은 드라마 대본 보는 눈이 진짜 탁월한 것 같다” 등 호평을 남겼다. 반면 “제목이 너무 어렵다”, “소재가 불편하다” 등의 의견을 내는 시청자도 있었으나 많은 논란이 되는 주제를 가지고 사회적 메시지를 전한다는 점에서 신선하다는 반응이 많았다. 그러나 ‘메리 킬즈 피플’은 ‘조력사망’이라는 파격적인 소재와 청소년관람불가 등급 판정, 무거운 분위기 등으로 인해 흥행에 실패했다. 특히 가족 단위 시청이 많은 금토드라마가 19금이라는 것은 시청률에 치명적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그렇다면 후속작인 ‘달까지 가자’가 유쾌하고 즐거운 분위기의 드라마였음에도 불구하고 낮은 시청률을 이어가고 있는 이유는 뭘까? ‘달까지 가자’는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만들어진 작품으로 ‘코인 투자’라는 주제를 담고 있다. 비공채 직원인 정다해(이선빈)가 코인으로 성공하는 과정을 그려나가는 가운데, 몇몇 시청자들은 “소재가 일확천금으로 바뀌는 게 별로다”, “이런 소재의 드라마가 한탕주의를 만드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방영 전부터 불거진 ‘중동 문화 희화화’ 논란, 큰 성공을 거둔 tvN ‘폭군의 셰프’와 시간대가 겹치는 등의 문제로 결국 시청률 경쟁에서 밀려날 수밖에 없었다.

라미란은 극 중 돈을 굴리고 싶지만 주식, 사업 등 여러 차례 실패를 겪은 강은상을 맡았다. 그는 작품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인생의 참 의미를 찾아가는 ‘무난이들’의 모습이 유쾌하고 짠해서 흥미롭게 다가왔다. 세 여자의 서사가 너무 사랑스럽게 그려져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강은상은 제가 연기한 인물들 중 가장 색다르고 복잡 미묘한 캐릭터다. 겉으로는 독하게 돈에만 매달리는 인물 같지만 어찌 보면 불쌍하고 허술하기도 하고 정도 많다”고 전했다.

이선빈은 작품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술꾼도시여자들’ 제작진과 다시 호흡을 맞추게 된 작품이라, 전작과 비슷하게 비칠 수도 있겠다는 걱정이 있었다. 하지만 라미란 선배님과 조아람 배우의 캐스팅 소식을 듣고는 안 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20대, 30대, 40대의 각기 다른 세대가 같은 목표를 가지고 나아가는 서사 자체가 정말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인물들의 환경과 감정이 현실감 있게 담겨 있어 대본을 읽자마자 매료됐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좋은 작품은 낮은 시청률에도 불구하고 그 의미를 충분히 전달하고 있다. 시청률도 굉장히 중요한 지표인 것은 틀림없지만, 작품이 전하는 메시지에 집중해 보는 것은 어떨까?

종영을 앞두고 있는 MBC ‘달까지 가자’는 매주 금, 토 오후 9시 50분에 방송된다.

허장원 기자 [email protected] / 사진=MBC ‘달까지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