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 직후 평점 8.29 달성한 여성 서사 스릴러…입소문 타더니 관객 극찬 터졌다


[TV리포트=허장원 기자] 영화 ‘하얀 차를 탄 여자’가 높은 평점을 기록하며 관객들의 호응을 얻어내고 있다.

12일 기준 ‘하얀 차를 탄 여자’의 네이버 실관람객 평점은 8.29점(10점 만점)이다.

‘하얀 차를 탄 여자’는 폭설이 휘몰아치는 새벽, 흉기에 찔려 피투성이가 된 한은서(김정민)를 싣고 병원에 온 유도경(정려원)이 그를 언니라 부르며 살려달라고 도움을 청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정려원, 이정은 캐스팅으로 개봉 전부터 많은 화제를 모은 ‘하얀 차를 탄 여자’는 이미 2021년 완성된 바 있다. 당초 추석 특집용 단막극으로 제작됐으나 제작진의 판단에 따라 영화화됐다.

정려원은 해당 작품을 통해 2022년 제26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장편 배우상을 수상했다. 그는 당시 “이 작품을 찍으면서 제가 연기하고 표현하는 일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다시 한번 알게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정려원이 연기한 유도경은 피투성이로 나타나 사건의 포문을 연 주인공이자, 누구보다 무거운 비밀을 가지고 있는 베스트셀러 작가다. 그는 최근 진행된 인터뷰에서 “촬영한 지 3년 반 만에 관객을 만나게 돼 감격스럽다. 영화라는 걸 알고 찍었으면 더 좋았을 걸 하는 마음도 든다”고 밝혔다. 작품을 제작한 고혜진 감독에 대해 “마음밭이 정말 깨끗하다”면서 “웬만한 건 다 수용할 수 있을 만큼 편견이 없고 꼬이지 않았다. 그릇이 투명해 상대가 보면 있는 그대로 담기는 느낌이 있다. 어린 친구지만 감독 자질이 있다고 느꼈다”고 전했다.

또 작품에 대해 그는 “메이크업이 거의 없다는 점이 반가웠다. 분장은 있었지만 화장을 덜어내도 된다는 해방감이 있었다. 감금된 사람의 억눌린 느낌을 표현하고자 자연스러운 상태로 갔다”고 설명했다. 특히 캐릭터에 대해서는 “악인과 선인의 경계를 딱 잘라 표현하고 싶지 않았다. 확신하지 못하고 두려워 떨며 다가가는 인물”이라며 궁금증을 자아냈다.

이정은은 사건의 어두운 진실을 파헤치는 경찰 김현주로 분했다. 언론배급시사회 당시 그는 “아버지에게서 벗어나지 못하는 인물이라고 봤다. 은연중에 받은 가스라이팅으로 같은 자리에 머물러 있다. 결국 자기 길을 가게 되는, 또 다른 구원을 받는 인물이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관객이 함께 호흡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연기했다”면서 “짐작되지 않는 부분을 보면서 재밌게 따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높였다. 이어 “추운 계절에 맞게 같이 얼음판을 걷는 느낌으로 봐달라. 그러다 정려원 씨가 담배를 피우는 순간 짜릿한 해방감을 느끼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고혜진 감독은 관전포인트를 묻는 질문에 “스릴러는 꼭 극장에서 봐야 하는 장르라고 생각한다. 근래 장르물이 영화관에 많이 안 걸린 것 같다”며 “특히 겨울에 여자들이 이끌어가는 미스터리 스릴러는 못 본 지 꽤 된 것 같아서 신선하고 재밌게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또 고혜진 감독은 이번 작품을 통해 두 가지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고 전했다. 그는 “닻 내림 효과라는 개념이 있다. 처음 우리가 접하는 정보에 의해 우리가 마주치는 이야기들이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한 이야기”라며 “사람이나 이야기, 사건을 볼 때 어떤 프레임을 가지고 그 사람을 보는지에 대한 자기 성찰이 담겼다”고 짚었다. 이어 “또 하나는 트라우마에 대한 이야기다. 그건 우리를 고립시키는 상처가 될 수도 있고, 누군가에 들키거나 공유하고 싶지 않은 치부가 될 수도 있다. 어떻게 보면 모두가 가지고 있는 것들 중 하나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트라우마를 공통분모, 경험이라고 생각해서 공유하고 서로 얘기하는 순간 서로 구원하고 치유해 줄 수 있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관람객은 “코로나 이후로 영화관에서 본 영화 중 유일하게 돈이 아깝지 않았다”, “아무 정보 없이 봤는데 너무 재밌었다. 각본과 감독 이름 잊지 않겠다”, “2025년 스릴러 원탑. 오래간만에 엄청난 영화 봤다” 등 극찬을 쏟아내고 있다.

지난달 29일 개봉한 ‘하얀 차를 탄 여자’는 현재 전국 영화관에서 관람할 수 있다.

허장원 기자 [email protected] / 사진=’하얀 차를 탄 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