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벌 총수들이 실제로 타는 차, ‘슈퍼카’보다 국산 플래그십
한국 재벌 회장들의 차고에는 수십억 슈퍼카, 롤스로이스·마이바흐 같은 명품 수입차가 있긴 하지만, 실제로 공식 석상이나 일상에서 가장 자주 포착되는 모델은 의외로 ‘국산 플래그십 세단’이다. 대표적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 회장, 허태수 GS 회장,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등 국내 10대 그룹 수장들은 대부분 제네시스 G90을 의전·업무용 차량으로 이용하고 있다.

G90, 대한민국 ‘회장님차’의 새로운 표준
제네시스 G90은 ‘회장님차’, ‘국산 S클래스’라는 별칭이 붙을 정도로 재벌 총수, 임원, 고위 공직자들에게 가장 많이 선택되는 모델이다. G90은 롱휠베이스, V6 터보 엔진, 고급 내장재, 2열 전용 모니터와 마사지 시트, 뒷좌석 공조·음장 완전 분리 시스템 등, 뒷자리에 집중한 ‘진짜 회장님차’의 조건을 충족한다. 2025년 기준 국내 고가 법인차 판매량 1위도 메르세데스 벤츠 S클래스를 제치고 G90이 차지했다. 이재용 회장, 정의선 회장, 구광모 회장, 한성숙 네이버 대표 등 다수의 기업인이 공식 일정에서 자주 타는 국산차가 바로 G90이다.

팰리세이드·모하비, 대형 SUV의 진짜 존재감
업무용 세단 외에 회장 및 오너가 자주 애용하는 국산차는 현대 팰리세이드, 기아 모하비 등 대형 SUV다. 이재용 회장은 실제로 현대 팰리세이드를 평소나 사적인 용도로도 운전하며 등장한 바 있고, 정의선 회장은 자신이 직접 개발을 지휘했던 기아 모하비를 10여년 넘게 ‘애차’로 운용한다. 대형 SUV는 방탄·의전용으로도 활용되며, 장거리 출장, 가족 이동, 대외 행보 모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수입차의 정점, S클래스·마이바흐·롤스로이스
이건희 회장, 구본무 회장, 김승연 회장, 신동빈 회장 등의 1세대 재벌 리더들은 한때 벤츠 S클래스, 마이바흐, 롤스로이스 팬텀 등 거액의 프리미엄 수입차를 즐겨 탔다. 마이바흐와 팬텀은 6~10억 원대에 달하는 초고가로, 소유 자체가 일종의 자산 또는 위상의 상징처럼 받아들여졌다. 다만 2010년대 중반 이후 기업 이미지를 의식, 법인차 비용절감, 공공 이미지 개선 등의 이유로 슈퍼카·수입차를 공식석상에 드러내는 빈도는 확연히 줄었다.

실용주의 경영, 조용한 현장형 리더십 반영
최근 재계는 ‘실용·실용·실용’과 ‘과시 대신 현장 경영’을 중시하는 분위기로 전환됐다. 이재용 회장은 G90, 팰리세이드 등 국산차만 고집하며 직접 운전하는 모습이 반복 포착되고, 정의선 회장 역시 자사 차량을 중심으로 차량을 선택한다. 업무·비즈니스는 국산 플래그십 세단, 사적·가족 이동·출장은 대형 SUV, 최대한 검소하고 실용적인 자동차 라이프를 강조하는 흐름이 대세가 된 것이다.

“진짜 회장님차”는 브랜드보다 메시지
요약하면, 한국 재벌 회장들의 ‘진짜 선택’은 법인차 논란이나 사치 이미지보다, 국산차의 품격·실용성과 자사브랜드 신뢰를 중시하는 방향으로 진화했다. 제네시스 G90, 현대 팰리세이드, 기아 모하비 등은 매년 판매량·의전 차량 등록 기준에서 여전히 회장님차의 표준으로 군림하고 있으며, 실용적이면서 품격 있는 선택이 시대정신으로 자리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