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V리포트=신윤지 기자] 배우 김지훈이 김유정의 누명을 쓰고 감옥에 다녀온 뒤에도 선함을 잃지 않았다.
지난 20일 공개된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친애하는 X’ 7~8회에서는 최정호(김지훈)의 재등장이 그려지며 극의 분위기는 단숨에 서늘한 긴장감으로 뒤바뀌었다.
김지훈이 맡은 최정호는 과거 아르바이트생 백아진(김유정)을 돕던 따뜻한 인물이었지만 아진의 친부를 스토커로 착각해 공격하면서 살인 사건에 연루되는 비극을 맞았다. 사건의 전말이 아진의 치밀한 계략이었다는 사실을 알아챘음에도 결국 살인죄를 뒤집어쓰고 실형을 살게 되며 프로야구 선수로 돌아가려던 그의 꿈 역시 산산이 부서졌다.
이후 7회 방송에서 다시 모습을 드러낸 정호는 등장만으로도 공기를 압도했다. 아진이 대중의 주목을 받는 배우로 성장한 뒤에도 그의 주변을 서성이며 알 수 없는 위태로움을 풍겼고 예전의 따뜻한 표정 대신 무겁고 차가운 기운을 드리우며 시청자들에게 묘한 불안을 남겼다. 특히 행복해 보이는 아진을 향해 “난 어떨 것 같아?”라고 건넨 짧은 한마디는 극적 무게감을 순식간에 끌어올린 장면으로 꼽힌다. 김지훈은 최소한의 대사와 눈빛만으로 분노, 상처, 혼란이 뒤엉킨 캐릭터의 감정을 설득력 있게 표현해냈다.

그러나 정호의 진심이 드러나는 고백 장면에서는 전혀 다른 분위기가 펼쳐졌다. 아진의 실체를 캐묻는 허인모(이웅재)의 질문에 잠시 침묵하던 그는 아진을 둘러싼 음산한 소문이 모두 억측일 뿐이라며 끝내 아진을 감싸고 나섰다. 이를 본 아진이 “왜 날 감싼 거냐”고 묻자, 정호는 “처음에는 분노했고 복수를 생각했던 순간도 있었지만 어린 시절 네 삶에 단 한 명이라도 곁에 제대로 된 어른이 있었다면 네가 조금은 다른 삶을 살 수 있지 않았을까 싶었다”고 말했다.
분노에서 이해로, 복수심에서 구원으로 이어지는 감정의 궤적을 자연스럽게 연결한 김지훈의 연기에는 시청자들의 호평이 이어졌다. 등장하는 장면마다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하는 표현력은 물론, 캐릭터의 이면에 숨겨진 인간적인 선함을 디테일하게 드러내며 몰입도를 극대화했다는 평가다.
신윤지 기자 [email protected] / 사진= TV리포트 DB, 티빙 ‘친애하는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