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친의 ‘빚투’ 논란과 채무자에 대한 태도 논란으로 질타를 받은 미국 프로야구(MLB) LA다저스 소속의 김혜성이 뒤늦게 입을 열었다.
김혜성은 22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먼저 지난 6일 공항에서의 제 미숙한 언행과, 이후 인터뷰에서 보인 태도로 인해 실망하셨을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 당시 행동은 어떤 말로도 변명할 수 없으며, 계속해서 후회하고 반성하고 있다”로 시작하는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이어 그는 “무엇보다 현장에 계셨던 김선생님, 취재를 위해 자리에 계셨던 기자분들, 그리고 이 장면을 지켜보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 번 사과드린다”라고 덧붙였다.
‘고척 김선생’은 수년간 김혜성이 경기하는 경기장에 현수막을 들고 나타나 ‘부친의 채무 변제’를 요구하는 1인 시위를 해온 인물이다. 김혜성은 MLB 데뷔 시즌을 마치고 지난 6일 귀국했는데, 당시 인천국제공항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던 중 굳은 표정으로 김선생을 가리키며 “저분 좀 막아주시면 제가 인터뷰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해당 장면이 공개되자 부친의 빚투와 더불어 김헤성의 태도까지 거센 논란을 일으켰다.

김혜성은 뒤늦게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해 “최대한 조용히 자숙하는 것이 진심으로 반성하는 방법이라 생각했다”면서도 “침묵이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책임을 피하려는 태도로 보일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해명했다.
또한 김선생에 대해 “제가 고등학생이던 시절부터 학교에 찾아오셨고, 2018년부터는 경기장과 공항 등에서 피켓과 현수막을 들고 오랜 기간 시위를 이어오셨다. 2019년 인천 문학야구장에서 그분을 처음 직접 뵈었을 때 ‘제가 빚을 갚아드리겠다’고 말씀드리기도 했다. 하지만 ‘선수에게 돈을 받으려는 것이 아니라 아버지에게 상황을 알리기 위해 그러는 것’이라며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이후에도 공개적인 시위를 이어왔다. 동료 선수들과 야구장에 찾아오시는 팬들께도 저 때문에 큰 폐가 될까 싶어 항상 죄송한 마음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동안 가족이라는 책임감으로, 계약금과 월급을 포함해 금전적으로 아들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왔다. 아버지의 채무로 인해 피해를 입으신 분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1년 만에 귀국하는 자리에서 좋은 모습으로 인사드렸어야 했는데, 그 순간 저는 감정을 제대로 추스르지 못한 채, 해서는 안 될 언행을 하고 말았다. 변명의 여지가 없으며, 깊이 반성하고 있다. 이번 일을 계기로 더 나은 사람이 되도록 하겠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한편 21일 방송된 SBS ‘궁금한 이야기Y’에서는 채권자 김선생과 채무자인 김혜성 부친이 직접 만나 채무 변제에 대해 합의하는 모습이 공개됐다. 김혜성 부친은 오는 12월 20일까지 잔여금 5000만 원을 갚기로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