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전기차 BYD, 제주도 렌터카 시장 ‘본격 테스트베드’로 부상
최근 제주도 도로 위에서는 국산·수입 브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낯선 엠블럼의 전기 SUV들이 점점 시선을 끌고 있다. 주인공은 바로 중국 최대 전기차 브랜드 BYD(比亚迪)의 대표 모델 ‘아토3(ATTO 3)’다. BYD는 올해 제주 지역 중소 렌터카 업체들과 손잡고 ‘아토3’를 본격적으로 공급, 제주를 시작으로 한국 소비자들의 EV(전기차) 인식 변화 실험에 나섰다. 국내 공식 딜러인 하모니오토모빌은 제주공항렌트카, 제주현대렌트카 등과 아토3의 출고와 운영을 공식화했고, 차량의 기술적 완성도, 합리적 가격 경쟁력, 이용자 경험 확대를 ‘삼각 축’으로 내세운다.

렌터카 시장 선택, 브랜드 장벽을 낮추는 전략적 선택
BYD가 제주도를 공략 거점으로 택한 배경에는 제주도의 전기차 인프라 보급률이 전국 최고 수준이고, 렌터카 등록 대수와 수요 자체가 막대하다는 이유가 있다. 제주도에서만 연간 수십만 명의 내·외국인이 렌터카를 체험하는 점에 착안, BYD는 이들 잠재 고객을 타깃으로 ‘직접 승차 경험’을 제공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실제로 전국 주요 렌터카 업체들이 아토3의 시승 반응과 만족도를 토대로 추가 도입을 검토 중이다.

가격 경쟁력·성능·사양까지 “꽤 쓸만하다”는 반전
아토3의 가장 큰 장점은 가격이다. 국내 기준 기본형 3,150만 원, 플러스 모델 3,330만 원으로, 전기차 보조금 적용 시 2천만 원대 구입이 가능하다. 일일 렌트 비용 역시 아이오닉5와 비슷한 2만 5,000원 선으로 책정됐다. 성능 면에서도 DC콤보 완충 기준 320km 복합 주행거리, BYD 특유의 블레이드 배터리, 서라운드 뷰 모니터와 다양한 주행보조 기능 등 동급 수입 전기 SUV 못지않다는 평이 이어진다. 실제 제주 렌트 이용 후기에서는 “생각보다 넉넉한 실내공간, 경쟁력 있는 사양, 실용적인 옵션이 장점”이라는 평가가 주를 이른다.

B2B 공급 모델로 브랜드 체험률 극대화, 유럽·동남아와 비슷한 접근
BYD는 제주뿐 아니라 이미 유럽(우버), 동남아(그랩) 등 시장 경험에서 대규모 법인 공급(B2B) 전략을 성공적으로 구사해왔다. ‘내 돈 주고 신차는 망설이지만, 렌트·카셰어링이라면 한번쯤은 경험해보자’는 소비 심리를 효과적으로 노린 셈이다. 이 모델은 한국에서도 효과적으로 먹혀들고 있고, 2025년 제주에서 BYD의 누적 렌트카 등록 대수는 이미 100대를 넘어서며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브랜드 체험을 통해 소비자 입소문을 유도하고, 나아가 장기적으로 일반 구매 전환까지 견인하는 과정을 택한 것이다.

브랜드 불신, “렌터카 체험이 가장 강력한 처방”
중국차와 관련된 보수적 인식과 불신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점도 BYD의 제주 러시에서 중요한 과제다. 그러나 렌터카 경험을 통해 “싼 게 아니라, 싼데 ‘괜찮다’”라는 반응이 덧붙여지고, 실제로 만족도가 높아지면서 심리적 거리감 해소에도 긍정적 신호가 감지된다. 제주도에서 아토3 체험 후 브랜드에 대한 인식 변화를 느꼈다는 개인 이용자 후기가 계속 늘어나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제주발 중국차 실험, “이 변화가 전국으로 번질까”
2025년 하반기 BYD는 제주 외 전국 대도시, 관광지, 법인 B2B 채널 등지로 모델과 공급 방식을 확대할 예정이다. 중형 세단 ‘씰’(SEAL), 대형 SUV ‘씨라이언7’ 등 신규 모델도 출시를 준비 중이라, 국내 전기차 시장의 경쟁 구도도 한층 복잡해질 전망이다. 제주에서 시작된 렌터카 ‘실험’이 전기차 대중화와 소비자 신뢰 확대, 그리고 글로벌 완성차 시장에서의 BYD 성장 신호탄이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