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V리포트=강지호 기자] 제46회 청룡영화상 수상 결과를 두고 온라인에서는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이 가운데 청룡영화상 측은 공정성 논란 진화에 나섰다.
청룡영화상 측은 20일 전문성과 대중성을 함께 평가하기 위해 8명의 심사위원 점수와 네티즌 투표를 합산한 총 9표 중 과반수를 득표한 후보를 수상작(자)으로 선정한다고 밝히며 심사표를 공개했다.
앞서 19일 여의도 KBS홀에서 제46회 청룡영화상이 진행됐다. 쟁쟁한 작품들이 이름을 올린 가운데 영화 ‘어쩔수가없다’는 12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며 시상식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예상대로 올해의 주인공은 박찬욱 감독의 ‘어쩔수가없다’였다. 최우수작품상, 여우주연상(손예진), 감독상, 남우조연상(이성민) 등 총 6관왕을 차지하며 ‘박찬욱 프리미엄’의 저력을 입증했다.
‘어쩔수가없다’와 더불어 가장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것은 현빈·손예진 부부였다. 등장부터 뜨거운 호응을 받은 스타 부부는 인기 스타상을 동반 수상하며 한 차례 박수를 받았다. 이어 각각 영화 ‘하얼빈’과 ‘어쩔수가없다’로 남우주연상과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영화제의 화제성을 견인했다.
그러나 손예진의 여우주연상 수상에는 의문이 뒤따랐다. 그의 연기는 분명 훌륭했으나 영화 내에서 사실상 조연에 가까운 비중이었기 때문. 특히 ‘검은 수녀들’의 송혜교, ‘하이파이브’의 이재인, ‘악마가 이사왔다’ 윤아, 강력한 수상 후보로 점쳐졌던 ‘파과’의 이혜영 등 경쟁자들을 제칠 만큼의 활약이었는지에 대해 “당황스럽다”는 반응도 나왔다.
손예진 또한 예상하지 못한 수상이었다는 듯 놀란 표정으로 무대에 올라 “이 상을 제가 받아도 되나 하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에 수상소감을 준비 못 했다”며 소감을 이어갔다.
공개된 심사표에 의하면 결과적으로 네티즌 투표가 수상에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드러났다. 손예진과 이혜영의 수상을 놓고 3차 심사까지 경합이 이어졌으나 네티즌 표가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며 손예진에게 트로피가 돌아갔다.

현빈의 남우주연상 역시 마찬가지였다. ‘하얼빈’을 통해 열연을 펼친 그는 ‘얼굴’의 박정민, ‘보통의 가족’의 설경구, ‘어쩔수가없다’의 이병헌, ‘좀비딸’의 조정석을 제치고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심사위원 평가에서는 현빈과 박정민이 팽팽한 접전을 벌였으나 네티즌 표가 현빈에게 향하며 결과가 결정됐다.
시상식 이후 누리꾼은 아쉬움을 드러냈다. 일부는 “영화상인데 화제성으로 상을 주는 것 같다”며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했고, 이에 청룡영화상 측이 심사표를 공개하며 대응에 나섰다. 그럼에도 “영화 시상식이 결국 인기 투표냐”, “네티즌 표 영향이 지나치게 크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2억 원의 제작비로 ‘저예산의 기적’이라 불린 연상호 감독의 ‘얼굴’과 60대 여성 킬러 역할로 호평받은 이혜영의 ‘파과’가 무관에 그친 것이 아쉬움을 키웠다. ‘얼굴’은 10개 주요 부문 후보에 오르며 저예산 영화로는 이례적 성과를 냈지만 결국 어떤 부문에서도 수상하지 못했다. 올해 최고 흥행작인 ‘좀비딸’은 관객상만을 챙겼다.
제46회 청룡영화상은 거장의 손에서 탄생한 영화 ‘어쩔수가없다’의 독주와 스타 부부의 화려한 인기와 함께 막을 내렸다. 모두를 만족시킬 결과가 나오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청룡영화제의 수상 결과가 아쉬움을 남기는 것은 어쩔수가없다.
강지호 기자 [email protected] / 사진= TV리포트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