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배우’ 하늘의 별 됐다… ’91세’ 이순재, 오늘(25일) 새벽 별세


[TV리포트=강지호 기자] 1956년 연극 ‘지평선 너머’로 연기를 시작해 데뷔 69년차로, 한국 방송계와 영화계에 큰 별이었던 현역 ‘최고령 배우’ 이순재가 세상을 떠났다. 향년 91세.

고(故) 이순재의 유족은 25일 새벽께 고인의 별세 소식을 전했다.

이순재는 고령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방송, 영화, 연극을 넘나들며 국내 최고령 배우로 활발하게 대중과 만나왔다. 최근까지도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 KBS2 ‘개소리’ 등에 출연하며 왕성하게 활동해 왔다.

지난해 말부터 건강 이상설에 휩싸였던 고 이순재는 같은 해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 공연 일정을 취소했고 올해 4월 열린 제37회 한국PD대상 시상식에도 참석하지 못했다.

앞서 지난달 24일, 고 이순재 측 관계자는 “이순재 선생님은 다리에 힘이 없어서 재활 치료를 받고 계신다. 당분간 휴식과 재활 치료에 전념할 계획”이라고 밝히며 우려를 자아낸 바 있다.

1934년 함경북도 회령에서 태어난 이순재는 4살 무렵 조부모를 따라 서울로 내려왔다. 고인의 호적상 생년은 1935년이다.

‘국민 배우’라는 타이틀이 아깝지 않은 독보적인 연기를 선보이며 남녀노소 모두에게 사랑 받아온 이순재는 끊임없이 연기 스펙트럼을 넓히며 입지를 굳혀왔다.

특히 고 이순재는 70대에 출연했던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2006), ‘지붕 뚫고 하이킥'(2009)에서 기존의 근엄한 이미지를 내려놓고 따뜻하고 유쾌한 코믹 연기를 선보이며 ‘모두의 할아버지’라 불렸다.

이후에도 영화 ‘덕구’, ‘로망’, ‘안녕하세요’, 드라마 ‘리갈하이’, ‘쌉니다 천리마마트’, ‘도도솔솔라라솔’, ‘어게인 마이 라이프’ 등 다양한 작품에 꾸준히 출연했다. 

드라마와 영화, 연극을 넘어 예능에서도 ‘사람 이순재’의 매력을 선보였던 고인은 박근형, 백일섭, 신구와 함께한 tvN ‘꽃보다 할배’에 출연했던 당시 “나는 당장 내일 할 일이 있으니까, 끝을 생각하기보다 현재에 최선을 다해야지. 팔십이라는 것도 잊고 ‘아직도 육십이구나’ 하며 산다”는 말을 전하며 많은 이들에게 다시 한번 감동을 선사하기도 했다. 

최근 ‘꽃할배’를 함께한 박근형은 이순재의 건강 악화를 언급해 안타까움을 자아낸 바 있다.

이뿐만 아니라 정치권에서도 활동했던 고 이순재는 1992년 제14대 총선에서 당시 여당인 민주자유당 후보로 서울 중랑갑에 출마해 당선됐다. 이후에는 국회의원 재임 시 민자당 부대변인, 한일의원연맹 간사 등을 역임했다.

많은 사랑을 받았던 별이 졌다는 소식에 배우 배정남, 가수 테이 등 많은 후배와 팬들이 애도를 이어가고 있다.

강지호 기자 [email protected] / 사진= TV리포트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