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감독 신성훈의 사망 소식이 뒤늦게 알려졌고, 그의 생전 마지막 라이브 영상이 유난히 쓸쓸하게 와닿는 오후다

신성훈 감독이 사망했다. 향년 40세.

신성훈이 지난 5월 말 숨졌다, 같은 달 15일 라이브 방송을 켰던 고인의 모습. ⓒAdobe stock / 유튜브 채널 ‘신성훈 테레비전’
신성훈이 지난 5월 말 숨졌다, 같은 달 15일 라이브 방송을 켰던 고인의 모습. ⓒAdobe stock / 유튜브 채널 ‘신성훈 테레비전’

2025년 10월 26일 복수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신성훈 감독은 올해 5월 말, 자택에서 세상을 떠났다. 최초 발견자는 신성훈 감독의 지인으로 당시 고인과 연락이 닿지 않자 직접 자택을 찾았다가 쓰러져 있는 신 감독을 보고 경찰에 신고했다. 별도의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으며 신성훈 감독은 평소 앓던 지병도 없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망 불과 며칠 전인 같은 달 15일에도 유튜브 채널 ‘신성훈 테레비전’에서 라이브 방송을 켰던 신성훈 감독의 시신은 무연고자로 분류돼 장례가 치러졌다. 1984년생인 신성훈 감독은 태어나자마자 영아원에 버려져 24년간 고아원에서 자랐다. 2016년 방송된 KBS ‘아침마당’에 출연한 신 감독은 “엄마가 없는 고아원에선 웃을 일이 없다. 외롭고 우울하게 고아원 생활을 했고, 그렇게 어린 나이에 행복한 삶을 포기했다”라며 자신의 인생사를 진솔하게 털어놨었다.

라이브를 켰던 올해 5월 15일 유튜브 채널에 게재된 또 다른 영상. ⓒ유튜브 채널 ‘신성훈 테레비전’
라이브를 켰던 올해 5월 15일 유튜브 채널에 게재된 또 다른 영상. ⓒ유튜브 채널 ‘신성훈 테레비전’

2002년 가수로 데뷔한 신성훈 감독은 2022년 영화 ‘짜장면, 고맙습니다’로 제7회 할리우드 블루버드 영화제 베스트 감독상과 작품상을 수상했다. 각종 영화제에서 수십 관왕을 기록한 이 작품은 특히 배우 이태성의 어머니로 알려진 박영혜 씨와의 공동 연출작으로도 큰 관심을 받았다. 다만 이후 홍보 활동 및 수익 배분에 대한 의견 차이가 발생하면서 두 사람은 각자의 길을 가기로 했다.


지난해 개봉한 영화 ‘미성년자들’과 올해 2월 공개된 ‘신의 선택’도 해외 유수 영화제에서 작품성을 인정받고 성과를 거둔 신성훈 감독은 최근까지도 영화, OTT 등 분야에서 활발한 작품 활동을 이어왔다. 신성훈 감독이 후반 작업 중이던 ‘미성년자들2’를 마무리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면서 이 작품은 그의 유작이 됐다. 제작사는 고인의 뜻을 이어받아 올해 하반기 해당 작품을 공개할 예정이다.

고아원에서 24년간 자란 신성훈. ⓒ채널S ‘진격의 할매’
고아원에서 24년간 자란 신성훈. ⓒ채널S ‘진격의 할매’

한편 신성훈 감독은 과거에도 SNS 프로필에 “D-day 오늘… Beautiful Day”라고 적어놓는 등 의미심장한 행보로 대중에게 걱정을 안긴 바 있다. 지난해 6월에는 죽음을 암시하는 글을 남기고 이틀 동안 잠적했다가 박재선 조연출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에 의해 자택에서 발견됐다.

신성훈 감독 측이 배포한 보도자료를 보면, 당시 SNS를 통해 ‘극단적 선택을 위한 모임’에 가입한 신 감독은 서로 인생의 마지막 날을 ‘디데이(D-day)’로 정하고 공유했다. 신성훈 감독은 또 “영화 제작이라는 일이 매우 힘들다. 투자를 받는 과정과 사람으로부터 받은 상처가 너무 많다”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넉넉하지 못한 금전적 사정으로 택배 상하차 아르바이트도 나가야 했다. 스타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신성훈 감독은 “하루 일을 해보니까 쉽지 않더라. 온몸이 다 망가지는 것처럼 아팠고 화장실 갈 때마다 ‘현타’가 왔다. 일을 끝내고 집에 돌아오면 ‘더는 감독의 길은 가는 게 아닌 건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라고 고백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또는 자살예방SNS상담 ‘마들랜’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